머니투데이 2011-11-30 14:27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반등랠리 오면 대형주 우세" vs "여전한 변동성장세, 중소형 실적주가 유리" 팽팽]
연말까지 불과 20여 거래일만을 남겨둔 가운데 연말까지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느 종목에 집중해야 할지를 두고 증권가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일부는 반등장세가 기대되는 만큼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기(買氣)가 집중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시장이 불안할 때일수록 대외변수에 무관하게 안정적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대형주 좋은 이유, 수급환경이 더 유리"=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코스피 상장종목을 시가총액 순으로 분류해 만든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 지수의 12월 한 달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대형주 지수의 수익률이 4년간 가장 높았다.
대형주에 매기가 집중됐다는 말이다. 대형주 지수가 중·소형주 지수는 물론 코스피지수보다도 낮았던 적은 지난 2008년 12월 뿐이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8.4%의 상승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7.69%)를 0.71%포인트 웃돌았다. 이 기간 코스피 중형주·소형주 지수의 수익률은 각각 4.85%, 2.17%로 코스피지수를 밑돌았을 뿐 아니라 대형주 지수 상승률에도 크게 못 미쳤다.
거래소는 코스피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을 대형주 지수에 편입시키고 101위부터 200위까지는 중형주에, 나머지 종목은 소형주에 각각 편입시켜 지수를 산출한다.
이 때문에 올해도 대형주 중심의 매기가 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신일평 대우증권 연구원은 "거래소가 대형·중형·소형으로 나눠 지수를 산출한 것은 2000년부터인데 2008년 한 해만 제외하고 대형주 수익률이 더 좋았다"며 "2008년의 경우도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7.2% 하락했기 때문인데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대형주지수의 상승률은 2%포인터 이상 높아진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연말 투자성과가 마무리되는 특수성 때문에 투자자,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기보다 소극적으로 운용할 유인이 커진다"며 "그 결과 시장지수와 유사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에 힘이 실리며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에 대한 수요도 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말에 해외불확실성이 수그러들면 대형주에 유리한 수급구조가 다시 만들어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외국인 자금이 주로 바스켓매매(15 종목 이상으로 구성된 종목그룹을 한꺼번에 매매하는 행태)를 중심으로 매수·매도를 반복하는데 유럽·미국발 악재가 수그러들면 대형주로 매기가 쏠릴 것이라는 말이다.
이 때문에 증시가 조정국면에서 안정국면으로 갈 때 대형주 중심으로 분출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을 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외에 회계연도 말에 접어든 만큼 국내 연기금 등의 자금들도 배당관련 인덱스를 추종해 매수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실적개선 중소형株 상승세는 해외변수 무관 지속될것"=하지만 중소형주 강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도 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올 하반기부터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내 주식형펀드 구성에서 대형주 비중이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80% 이하로 내려갔고 그 빈 자리를 중소형주가 메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내년 코스피 상위 100개사로 구성된 대형주 그룹의 순이익 증가율이 14.7%로 예상되는 데 비해 코스피 차상위 600개와 코스닥 상위 100개사로 구성된 중소형주 그룹의 순이익 증가율은 25.7%로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펀더멘털상 기대치도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한병화 현대증권 스몰캡팀장 역시 "기관매수가 10일 이상 지속되는 종목 중 내년 실적개선세가 좋은 종목을 중심으로 연말 수익률 호조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거시 이슈에 흔들림 없이 실적개선세가 나타날 종목을 골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형주 강세를 주장하는 이들이 꼽는 연말 유망주로는 기아차(자동차) 엔씨소프트(게임) 삼성SDI(IT) S-Oil(정유) 대림산업(산업재) 호남석유(화학) CJ(소비재) 등이 있다. 중소형주 중에서는 삼익악기, 일진머티리얼즈, 후성, 휠라코리아, 애경유화, 삼광유리, 와이지-원, 이지바이오 등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