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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또 한번 시간을 벌었다 - 한국증권 이다슬



ECB: 또 한번 시간을 벌었다 - 한국증권 이다슬


-드라기, 기존의 국채매입프로그램(SMP)종료하며 새로운 정책 제시: OMT
-전반적으로 시장 기대 충족, 미국 지표 호조와 더불어 유럽 증시 급등
-시간은 벌었지만 방망이 짧게 잡아야: 1,950선 가까워지면 베타 및 주식비중 속도 조절

ECB 통화정책회의: 드라기는 무엇을 내놓았나?
드라기는 기준 금리 인하를 예상한 시장 컨센서스와 달리 동결했지만, 다른 주목할만
한 카드를 내놓았다. 기존에 국채매입을 담당하던 SMP(Securities Markets
Program)와는 비슷하면서도 차별화되는 OMT(Outright Moneatry Transactions)
라는 도구다. 드라기는 OMT의 목적이 “적절한 통화정책 파급 경로를 보호하고 통화
정책의 단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며, “유로에 대한 근거 없는 두려움을 해결하며,
위기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드라기는 동시에 OMT를 시
행하기 위한 분명한 프레임 워크를 제시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조건부 시행(Conditionality)
OMT을 시행하기 위해, EFSF/ESM 프로그램에 따른 엄격하고 효과적인 이행 조건
을 필요로한다. 이 프로그램은 EFSF/ESM의 거시경제조정 프로그램이나 위기 확산
예방 프로그램의 형식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개별 국가에 맞게 설정하
고 감시하는 역할로서 IMF의 개입을 모색할 수 있다. 한편 충분한 검토를 거쳐 집행
위원회에서 OMT의 개시/지속/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지원 범위(Coverage)
향후 EFSF/ESM의 거시경제조정 프로그램 및 위기 확산 예방 프로그램 사례에 적용
될 수 있고, 현재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국가들도 시장 접근(Market access)
이 가능해질 경우 사용될 수 있다. 매입 대상은 1~3년 만기(잔여만기 포함) 국채에
한하며, OMT의 규모는 무제한이다.
채권자 대우(Creditor treatment)
유로지역 국가에 의해 발행되고 OMT를 통해 유로 시스템이 매입한 채권에 대해, 민
간 채권자 및 여타 채권자간 동등한 대우(Pari passu)를 인정한다.
불태화(Sterilization)
OMT를 통해 공급된 유동성은 모두 불태화한다.
투명성(Transparency)
OMT의 보유 총액 및 시장 가치는 주간 단위로 공개한다. OMT를 통해 보유한 평균
듀레이션은 국가별로 구분하며 월간 단위로 공개한다.

SMP(Securities Markets Program)
OMT 시행을 결정함과 동시에 SMP는 종료한다. SMP를 통해 공급된 유동성은 지속
적으로 흡수할 것이며, 기존의 SMP 포트폴리오에 있는 자산은 만기까지 보유한다.
그렇다면 SMP와 OMT를 구분하는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드라기는 이 부분에
대해서 네가지를 언급했다. ▲ 투명성, ▲ 듀레이션의 차이, ▲ ECB가 요구하는 이행
조건, ▲ 우선 순위(Seniority) 측면에서 두가지 도구는 구분된다고 드라기는 강조하
고 있다.

ECB 통화정책회의: 시장 반응과 의미
사실 6일 ECB 통화정책회의가 있기 하루 전, 블룸버그가 먼저 익명의 ECB 관료를
인용해 드라기의 유력한 ‘최종 계획’에 대한 내용을 기사로 내보냈다. 오히려 이것이
시장 심리에 노이즈로 작용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어쨌든 유로화는 시시각각 전해
지는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 큰 모습을 보였다. 한편 유럽의 증시는 장 초
반부터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드라기의 프레스 컨퍼런스 및 미국 경제지
표가 나오며 상승폭을 확대해 급등 마감했다.
유로화가 급등락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로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과 더불
어 같은 날 미국에서 나온 긍정적 경제 지표가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 ▲ 미국의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에 비해 1.2만건 줄어들었고, ▲ 8월 ADP 민
간고용이 20.1만명 늘며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으며, ▲ 8월 ISM 서비스업지수가
53.7로 나오며 석달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미국의 QE 기대감을 상쇄시
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 강세 전환 기대감에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있
다.

결국,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차치하더라도 6일 ECB 통화정책회는 전일 블룸버
그를 통해 ‘유출’된 내용에 거의 부합했으며,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통해서 비추어 본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한편 오늘 ECB 회의에 대한 의미를 찾는다면 
크게 세가지를 꼽아볼 수 있다.

테일 리스크는 축소되었다
드라기가 제시한 OMT는 1~3년 만기의 단기 국채를 대상으로 한정했다. 시장에서
기대한 금리 상한선(Yield cap)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금
리 스프레드나 CDS 등의 지표를 함께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드라기는 언급했다.
다시 말하면 단기 자금 경색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 즉 테일 리스크
가 축소되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하방이 버텨주는 힘은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OMT는 Game-changer가 아니다
드라기는 유로존 경기와 관련해, 유로존의 경제는 여전히 하방위험이 존재하고 있으
며 금융시장의 긴장과 불확실성 고조로 경제 신뢰도와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러한 이슈들을 감안할 때 유로존 경제는 올해 -0.6~-0.2% 성장
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2013년 전망치도 -0.4%~1.4%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유로
존 실업률 급등세가 멈추지 않고, 스페인 예금 인출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임을 감안
하면, 국채매입은 구조적인 이슈를 해결해줄 수 있는 대책이 아니다. OMT는 만병통
치약이 아닌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주는 일종의 진통제 또는 마취제와 같은 역할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정치적 힘겨루기는 끝나지 않았다
ECB 정책회의에서 발표한 일련의 결정사항들이 ‘만장일치’로 이루어졌냐는 질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한명이 반대했다. 누구인지는 당신이 스스로
추측하기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누군지 말하지 않아도 그것이 독일 분데스 방크
총재임은 자명하다. 조건부 지원책인 국채매입에 대해 메르켈이 막지 않았지만, 바이
드만 총재가 끝까지 반대한 것은 결국 유로존내 정치적 힘겨루기가 여전히 진행중이
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는 라호이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 라호이는 이제 엄격한
조건이 붙게 될 ECB의 국채 매입을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라호이는 결단을 내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에서, 독일이 구제금융 신청을
압박하고, 스페인은 시간을 끌면서 조건을 완화시키려는 줄다리기는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투자전략: 또 한번 시간을 벌었다
유로존은 또 다시 시간을 벌었다. 12일에는 유럽 은행감독기구에 대한 초안이 발표될
예정이고, 독일 헌법재판소에서는 ESM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리게 된다. ECB
통화정책회의에서의 드라기 발언이 시장의 기대치를 어느정도 맞춰주었고, 긍정적인
미국 경제 지표가 일부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도 유럽 증시 및 호주 달러
움직임에서 목격되었다.
시장의 안도감이 단기 상승세로 반영될 수 있겠으나 방망이를 길게 잡기는 이르다.
글로벌 경기 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하방을 한번 더
공고히 만든 계기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당사의 9월 전략에서 밝힌 것 처럼 결
국 위에서 끌어줄 수 있는 힘은 실물에서 발견해야 한다는 점에서 9월 목표 밴드 상

단인 1,950에 가까워 질수록 베타와 주식 비중 확대 속도의 조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