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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닷새째 매도 공세, 증시 2.3% 내려 1700선으로 후퇴

대외 악재에 증시가 다시 흔들렸다.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 시장에서 매도 공세를 펼치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하락폭을 늘리며 한 달여 만에 1800선 아래로 내려갔다(종가 기준).

23일 코스피지수는 43.18포인트(2.36%) 내린 1783.1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800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달 11일(1795.02) 이후 처음이다.

유럽 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프랑스와 벨기에의 합작 은행인 덱시아의 구제금융을 두고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벨기에는 프랑스에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프랑스와 벨기에가 900억유로 규모의 배드뱅크를 만들어 부실 자산을 떼어내고 우량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었는데 벨기에가 합의했던 금액을 못 내고 프랑스에 비용 부담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며 "유럽 은행권에 대한 위험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SBC가 집계하는 중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8.0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낮아졌고 예상치보다도 낮았다. 제조업 PMI가 50을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외국인은 4100억원 순매도하며 닷새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도 2639계약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프로그램 매매는 28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차익거래에서 2500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이 나왔다.

연기금이 800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증시를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에서 비준됨에 따라 국내 피해 업종으로 거론되는 제약주가 약세를 보였다. 의약품 업종 지수는 3.1% 내렸다. 종근당(001630)이 8% 넘게 내리는 등 대부분의 제약주가 하락했다.

중국 제조업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우려에 중국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기계 업종과 철강금속 업종도 각각 3%대 떨어졌다.

한미 FTA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자동차주는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의 희비가 갈렸다.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000270)는 각각 1~2% 하락했다. 반면 부품주인 만도(060980)는 2% 넘게 올랐고 평화정공(043370)과 S&T대우(064960)도 1%대 상승했다.

[김남희 기자 kn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