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나빠질 것은 없다. 하지만 상승을 이끌 만한 동력도 부족하다.’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의 현주소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잠정치) 발표 직후 기업 실적 부진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이후 국내외 경기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수급이 받쳐주는 종목에 관심가질 것을 조언했다.
외국인은 기업 실적 악화 우려에도 견조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6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1조480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SK C&C, 현대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신한지주, 기아차 등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애플 아이폰 등을 위탁생산하는 팍스콘의 모기업 대만 혼하이가 지난달 30일 SK C&C 주식 245만주(4.9%)를 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외국인은 ‘전차(전기전자ㆍ자동차)군단’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9일 동안 현대차 주식을 1856억원어치 사들였고 삼성전자(1453억원), SK하이닉스(1117억원) 등을 1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신한지주(697억원), 기아차(676억원), 하나금융지주(602억원), SK텔레콤(510억원), POSCO(509억원) 등 업종 대표주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만 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외국인 자금이 서서히 빠져나오고 있다”며 “대만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국내 ITㆍ자동차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2000선 위에서 끊임없이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도 최근 강원랜드와 LG화학 주식을 각각 1118억원, 1074억원어치 사들였다. 또 현대건설(959억원), LG디스플레이(869억원), 대림산업(653억원), NAVER(612억원), 아모레퍼시픽(555억원) 등 실적 모멘텀이 예상되는 종목을 순매수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차도 환율에 대한 우려가 섞이면서 실적 부진 우려가 높은게 사실”이라며 “실적 우려에 대한 부분이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있어 오히려 지금을 저점 매수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