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헬스케어 열풍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제조업체는 물론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도 입맛을 다시고 있다.
18일 한국 거래소에서 진행된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 컨퍼런스'에 참석한 김태평 SK텔레콤 기업사업2본부장은 '모바일 헬스케어로 누가 가장 돈을 많이 벌 것 같냐'고 질문을 던진 뒤 "진단장비 업체, 시스템 관리 업체, 병원 등의 순으로 사업 확장이 용이할 것"이라고 자답했다. 장비 제작업체 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정보와 기기를 연결·분석하는 시스템 관리 업체 역시 성장성이 주목된다는 설명이다. 병원의 경우 모바일 헬스케어 발전으로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김 부장은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의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갖고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스마트폰으로 들어가다 보니 기존의 하드웨어는 감소했다"며 "결국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해 모바일로 헬스케어 부문을 진행할 수 있느냐가 차후 IT 성공의 주안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업계 경쟁도 뜨겁다.
애플은 지난 2일(현지시간) 세계 개발자회의(WWDC)에서 iOS 8의 일부로 사용자의 신체 정보를 모아 몸무게, 심장박동수, 혈압, 혈당 등을 관리하는 헬스 애플리케이션 및 이를 관리·분석하는 헬스 킷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삼성은 조금 더 발빨랐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플랫폼인 사미(SAMI)를 선보였다. 손목밴드형 웨어러블 기기인 심밴드도 같은 날 공개됐다. 사미는 헬스 킷과 같은 건강정보 수집·관리 플랫폼으로 정보 분석이 가능하다. 심밴드는 센서 등을 통해 개인의 건강정보를 수집한다.
제조업체 뿐만 아니다. SK텔레콤은 헬스케어 사업을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의료용 체외진단기기, 건강관리 서비스를 전략 분야로 핵심 기술의 자체 연구개발(R&D) 및 국내외 유망 벤처 기업과의 합작, 지분 투자 등을 진행 중이다.
특히 서울대학교병원과 헬스커넥트라는 조인트벤처사를 만들어 태블릿PC를 이용한 신 진단체계를 구축하기도 했고 체외 진단기기 개발업체인 나노엔텍과 티엔롱에 지분 투자를 진행키도 했다.
KT 역시 연세의료원과 합작으로 '후헬스케어'를 세우고 스마트 병원 서비스인 유세브란스 등을 선보였다. 당시 KT는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을 통해 올해 505억원, 내년 776억원의 사업 확장을 자신했다.
김 부장은 "모토로라를 2년 여 만에 재 매각한 구글이 '구글 글래스' 등 웨어러블 기기로 재미를 보고 있고 삼성이 '타이젠'을 만들자 LG전자와 G와치를 생산하는 등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제 소비자는 정보를 문자가 아닌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습득하는 만큼 소비자가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극찬한 '구글 글래스'의 경우 환자를 진료하거나 진료 기록을 조회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뿐 아니라 군대에서도 사용된다.
김 부장은 "현재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스마트 와치 등이 전세계에서 곧 인기를 끌 것"이라면서 "한국도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IT 강국'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나 모바일 헬스케어 시스템이 먼저 등장하는 이유는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의료사고에 따르면 병원비가 상당히 높은데다 괜찮은 유료 앱이 있는 경우 10달러(약 1만1000원) 정도에 구매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무료 앱이 사용된다.
김 부장은 "미국은 벤처가 괜찮으면 엔젤 투자자들이 돈을 대고 벤처캐피탈이 붙는 게 익숙한 환경"이라며 "미국은 개발도, 공회전도 빠르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조를 내는 것에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 의사는 왕진을 다녔고 요새는 몇십억원짜리 기계를 두고 내진을 한다"며 "결국 지금 병원에 내진하는 형태에서 IT 이용해 의사간 원격의료, 의사와 환자간의 진료 등으로 보편화돼 사전진단, 비약물치료, 훈련치료, 줄기세포 측으로 헬스케어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