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투자자들에 의해 시세가 움직이는, 이른바 소수지점(계좌) 집중거래 사례에 기관투자자들이 포함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런 종목들은 대부분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아 주목된다.
소수거래 집중종목은 증시 불공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도입한 제도로, 투자주의 조치가 내려진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한국거래소가 공시한 소수거래 관련 투자주의 조치를 받은 건수는 총 41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평균 137건으로, 상반기 164건(총988건)보다 17% 이상 감소한 수치다. 당일종가가 3일 전날의 종가보다 20% 이상 오르거나 내리면 소수지점·소수계좌 거래 종목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특정지점의 거래 관여율이 20% 이상, 또는 상위 5개 지점 관여율이 30% 이상이면 소수지점 종목으로 지정된다. 소수계좌 집중종목도 이와 유사한 기준을 적용한다.
올 하반기 특징적인 점은 기관투자자들의 거래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는 점이다.
올 하반기 들어 기관들이 소수거래에 포함된 사례는 △트루아워 △대우부품 △일진다이아 △유니텍전자 △키스톤글로벌 △큐로홀딩스 △동신건설 △에스에이엠티 등이었다.
소수거래에 기관 투자자들이 포함된 후 주가가 크게 변동했다. 트루아워는 7월 중순 제2금융권으로 추정되는 기타법인이 주식매수에 나서며 300원대 초반이었던 주가가 이후 430원까지 오른 적 있다. 이 법인은 7월15일부터 19일까지 매매 관여율이 20%를 넘었다.
일진다이아도 기관투자자 매수가 몰리며 주가가 급등한 사례다. 7월27일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전날 6466원이었던 주가가 8월말 1만50원까지 올랐다. 이 밖에 큐로홀딩스, 동신건설, 에스에이엠티 등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키스톤글로벌은 기관투자자의 매물이 나온 후 주가가 급락한 사례다. 매도거래가 이뤄지기 전인 8월초 주가는 2000원 전후였으나 현재 1100원대까지 하락했다. 대우부품과 유니텍전자도 기관투자자 매도거래가 집중되며 주가가 크게 밀렸다.
기관들이 포함된 소수지점이나 소수계좌 거래가 늘어났다는 것은 여러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대형 우량주 투자한도가 찬 기관투자자들이 중소형주로 투자영역을 넓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증권업계 한 매니저는 "최근 대형주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점이 부담스러워 중소형주로 매매를 전환하고 있다"며 "종목들은 거래가 많지 않기 않아서, 매수자금을 조금만 넣어도 거래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처럼 자금규모가 작은 법인투자자들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저축은행들은 대출, 자산운용 등을 연계한 주식투자에 나서곤 하는데, 이렇게 되면 일부 종목에 거래가 집중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에선 단순히 기관들의 투자영역이 중소형주로 넓어진 것으로 보기에는 비정상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컨대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에 큰 자금이 투자되는 경우 등이다. 기관들의 투자자금으로 주가를 관리하는 불공정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