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8개월째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6월 이후 8개월째 동결됐다. 금통위가 금리 정상화 의지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동결에 나선 배경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연초부터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실물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은 415억3700만달러로 지난해 동월대비 6.6% 감소했는 이는 지난 2009년 10월 이후 27개월 만이다. 반면 수입은 434억9400만달러로 지난해 동월대비 3.6%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9억57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2010년 1월 이후 24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연말 밀어내기 수출에 따른 영향과 1월 설 연휴 등이 겹치는 등 계절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미국의 경기 회복세도 더디게 진행되는 등 연초부터 대외 경제 요인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수출 등 경상수지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물가는 빠른 속도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4% 오르는데 그쳤다. 이로써 지난해 8월(6.6%) 이후 5개월째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소비자물가는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9월 5.7%를 기록한 이후 12월 4.3%, 지난달 3.4% 등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수출 등 실물 경기가 살아날때까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동양증권 이학승 연구원은 "연초 주식, 채권시장으로의 대외유동성 유입도 통화 당국의 긴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상반기 금리동결, 하반기 금리 인상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신동준 연구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만큼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연내 동결하다가 내년에나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