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국민연금, 만도·현대重·KB금융 지분 늘려

우리생활연구소 2011. 10. 10. 19:02

'큰손' 국민연금의 주식 포트폴리오가 대략적으로 공개되면서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기업에 대한 정보가 풍부한 데다 막대한 자금력까지 보유한 국민연금이 투자한 종목이라면 적어도 믿을 만한 주식이라는 점에서 '국민연금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은 분기마다 투자 내역을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공시 시스템에 공개하는데 최근 코스닥 중소형주와 자동차 부품, 대형 금융주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최근 3개월간 83개 상장사 지분을 새로 취득하거나 늘렸다고 지난 7일 공개했다.

국민연금이 이 기간 지분을 가장 많이 늘린 종목은 자동차 종합 부품업체인 만도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만도 지분 157만주를 신규로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8.62%까지 끌어올렸다. 정몽원 회장과 한라건설 등 모회사와 오너일가 지분이 30%, 방계그룹인 KCC 지분이 17%인 점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지분율이다.

또 자동차 종합 부품업체 평화정공에 5.21%, 자동차 차체 용접설비 제조업체 우신시스템에 5.02% 지분을 신규 투자하면서 변함없는 '차부품 사랑'을 과시했다.

국민연금은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지분을 5.08% 사들였고 조선부품에 특화한 단조업체 현진소재 6.18%, 중소형 피팅(관이음쇠)업체 하이록코리아에 6.08%를 투자해 조선주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또 국민연금은 KB금융지주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등 주가가 바닥권에서 헤매고 있는 대형 금융주의 저가 메리트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3개월간 KB금융지주 지분 1.1%를 늘리면서 전체 지분을 6.12%까지 끌어올려 ING Bank를 밀어내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재보험업체 코리안리 지분을 5.16% 사들이고 한국금융지주 지분도 5.07% 취득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같은 기간 25개 상장사 지분을 팔았다고 공시했다. 지분 매각은 주로 화학과 IT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정밀화학 지분을 가장 많이 털어냈는데 기존에 9.73%까지 보유했던 지분 중 5.72%를 매도해 지분을 5% 미만으로 낮춘 상태다. 한화케미칼 지분도 1.23%, OCI는 0.39% 지분을 팔았다. 또한 휴대전화 케이스 제조업체 KH바텍 지분을 2.11%, STS반도체 지분 2.0%, LG디스플레이 1.03%, 반도체 장비업체 피에스케이 지분을 1.01% 줄였다.

결국 국민연금은 향후 주식시장에서 자동차와 조선, 금융은 견조한 실적과 함께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반면 화학과 IT 업종 전망은 '흐림'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국민연금의 최근 포트폴리오에서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코스닥 중소형주 편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3분기 5% 이상 지분을 늘린 업체 중 코스닥 상장사 숫자는 11개로 2분기 3개, 1분기 5개, 작년 4분기 5개에 비해 갑절 이상 많았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재정위기로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외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성장 스토리가 있는 중소형주 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국민연금의 투자 패턴을 개인이 따라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분기 지분 변동이 누적돼 최신 트렌드와 거리가 있을 수 있는 데다 국민연금 주식투자의 상당수가 개별 운용사와 투자자문사 위탁 형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주식운용 관계자는 "주식투자는 절반 정도를 외부에 맡기고 있는데 특히 인덱스를 좇는 대형주는 연금 내부에서, 중소형주는 외부 위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국민연금 지분 변동 공시가 연금 운용본부의 투자 방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돈을 위탁운용하고 있는 한 자문사 대표는 "수탁사 입장에서 국민연금의 돈은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는 자금"이라며 "국민연금 이름으로 투자되는 종목은 국내 증시 대표선수들의 중지가 모아지는 투자처로 봐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