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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추가 양적완화 임박..시기와 수단은?


 9월 FOMC 성명문서 디플레이션 우려 언급
- 연내 국채 매입 통한 양적완화 발표 전망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기금금리를 제로 수준(0~0.25%)에서 동결하면서 지나치게 낮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불편함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가능해졌다.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데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지표의 방향이 최근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란 점을 고려해 당장 조치를 취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필요할 경우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경제지표가 불확실한 경제 전망을 반영할 경우 연준은 다음 FOMC에서 국채 매입 확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디플레 우려 언급..양적완화 임박 시사

연준은 이날 발표한 FOMC 성명문에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공식화했다. 8월 성명문에서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낮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준은 성명문에서 "인플레이션은 위원회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물가 수준을 다소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1.0%를 기록, 연준의 비공식 목표치인 1~2%의 하단에 도달했다.

피터 쉬프 유로퍼시픽캐피털 대표는 "오늘 FOMC의 성명문에서 연준은 세 차례에 걸쳐 목표치를 밑도는 인플레이션을 안정시켜야 하는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이제 벤 버냉키 의장은 명백하게 물가 안정에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FOMC 성명문에서 경기에 대한 판단은 전월과 대체로 동일했다. 다만 기업 지출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은행 대출 축소세는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 필요시 연내 추가 양적완화 발표 전망

연준이 낮은 물가상승률을 지적한 것은 조만간 경기 부양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성명문에서 "경제 회복세를 지원하고 물가 안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FOMC에서는 어떠한 추가 조치도 발표되지 않았다. 8월 회의에서 결정했던 기관채 및 모기지증권(MBS)의 재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계획만 밝혔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매파와 비둘기파의 충돌로 인해 위원회는 지금으로서는 명확한 조치를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위원회는 그러나 경제 상황이 정당화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지표들은 2분기에 보여줬던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 다소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은 경기 흐름을 관찰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에릭 그린 TD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인플레이션, 높은 실업률, 그리고 조치를 취할 준비를 언급한 것은 11월이나 12월에 양적완화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 양적완화 수단은 국채 매입이 될 듯

연준이 필요시 취하겠다고 한 양적완화는 국채 매입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이 점쳐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FOMC에서 연준은 경기 부양을 위한 목적으로 만기 도래 기관채와 MBS를 국채에 재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은 이후 시장에서 국채를 꾸준히 매입해 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최근 경제지표가 불확실한 전망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연준이 추가 국채 매입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잰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4일 투자자 설명회에서 연준이 이르면 올 연말께 1조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 호니그 총재 이번에도 반대표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총재는 이번 FOMC 성명문 채택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이번까지 총 여섯 차례 연속 성명서 채택을 반대했다.

호니그 총재는 "경제는 지속적으로 완만한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며 "이례적인 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경우 향후 불균형을 초래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경제 및 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만기 도래 증권을 재투자하는 것이 위원회의 정책 목표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FOMC는 도널드 콘 부의장이 은퇴한 후 열린 첫 회의였다. 연준은 재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를 부의잠으로 선출했지만, 아직 상원의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