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값 약세 보일 듯"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1분기(4조4100억원)와 2분기(5조원)에 이어 3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향후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감으로 올 하반기에 거의 오르지 못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올 하반기 들어 20일까지 7% 이상 올랐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고점(87만5000원)을 밑돈다.
증권사들도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6~12개월 내 도달 예상되는 최고 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현대증권은 20일 삼성전자 목표가를 112만원에서 103만원으로, 동부증권은 지난주 106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내렸다. 특히 동부증권은 "IT(정보기술) 수요 감소와 제품 가격의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커지면 삼성전자 주가가 70만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주요 증권사가 올 상반기 주가 상승을 주도한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IT주(株)의 목표가를 속속 낮추고 있다. 하반기 들어 미국과 유럽의 더블 딥(경기 침체 후 반짝 회복했다가 다시 침체하는 현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국내 주력 IT 수출 제품인 반도체와 LCD(액정화면) 가격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일 LG디스플레이 목표가를 5만7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간은 지난주에 목표가를 6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낮췄다. 실제로 올 3분기에 LCD 패널 가격은 대만업체가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탓에 전분기보다 평균 10% 이상 하락했다.
하이투자·한화증권은 이달 들어 하이닉스에 대해 목표가를 낮췄다. 현대·솔로몬투자·미래에셋증권은 최근 LED(발광 다이오드) TV용 LED 생산업체인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최고 21만원에서 1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20일에도 IT주 주가는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7000원 오르며 78만원을 회복했지만, LG디스플레이·하이닉스 등은 다시 하락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외국인이 IT주에 대한 매수 강도를 높이지 않고 있어 IT주가 당장 주도주 자리를 되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고 사이클 등을 감안할 때 IT주의 실적 회복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