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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들 "쌍용·동양시멘트 제품 구매 거부"

레미콘업계 조업 중단 예고에 "시멘트값 내려라" 지원 사격

시멘트 가격 인상을 두고 레미콘 업계가 조업 중단을 예고한 상황에서, 건설업체들이 시멘트 업계 1·2위인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의 제품 구매를 거부하기로 했다.

31개 대형 건설사 자재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오는 13일부터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계열사가 생산하는 레미콘 제품을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건자회 이정훈 회장은 "레미콘 업체들이 조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가격을 일방적으로 인상한 시멘트 업체 때문"이라며 "가격 인상을 철회할 때까지 해당 업체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시멘트 업계는 올해 초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6만75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레미콘 업계에 통보했다. 그러나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가격 인상을 철회하지 않으면 오는 22일부터 전면 조업 중단에 들어가겠다고 맞섰다.

여기에 지난 7일부터 건설업체와 시멘트를 직거래하는 일부 시멘트 업체가 가격 인상을 거부하는 건설업체에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자, 대형 건설업체들이 구매 거부라는 '강수'를 두며 시멘트 업체를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레미콘 생산이 중단되면 공사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지고, 시멘트값 상승으로 레미콘 가격까지 오르면 결국 건설사의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쌍용과 동양 등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시멘트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유연탄값이 크게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업체가 레미콘 가격을 올려주지 않으려고 시멘트 업체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원료값이 오르고 업계 내부에서 과당경쟁까지 벌어지면서 수년간 적자를 감수한 업체도 많아 가격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한국 기자 korejung@chosun.com]